참된 이치 (2)
그것은 ‘믿음’이었다.
두렵지도 않았고 견딜 수 있을 것라는 일념으로 있을 수 있게 된 것은.
아직 해야할 일이 남은 것과 ‘걱정마라’고 하신 스승님의 말씀과 지금까지 보여주신, 나를 이끌어 주신 그 분에 대한 신뢰..그것이 전부였다.
물이 점점 차올라 가슴까지 올라왔지만 그리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나의 내면에서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음도 엿보았다. 그래서 더더욱 감히 ‘인간’인 주제에 나의 부주의함으로 하늘의 크신 분들에게 잠시라도 걱정을 끼치게 해드림에 그것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고 송구할 뿐이었다.
그리고 벌여놓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한 세상적 공사(公事).
짙은 안개와 밀려들어오는 바닷물, 어디가 어딘지 조금도 분간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인간’인지, 숭고한 ‘자연’의 가르침과 그의 힘에 대한 생각이 뇌리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또 두려워 하지 않는 내 모습을 확인하며 스스로 새삼 놀라고 있었다.
나는 그 시간 안에서 내내 ‘자연’의 이치를 믿었다.
때가 되면 올라차고 또 때가 되면 되돌아간다는 그것을...
바닷물이 뭍으로 밀려 올라가는 시각이다.
‘곧은 이치(자연)’는 속이지 않음으로 물결이 가는 쪽으로 몸을 맡기고 그리로 향해 보았다.
역시 틀림이 없이 물이 자꾸만 얕아지고 있다.
저 멀리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비추어 주었다. 저 곳은 분명 땅이로구나...
저 곳까지 아직 갈 길이 먼데 불빛은 금방 사라져 자칫 또 방향을 잃게 될 지 모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분명 내게 방향을 알려주러 온 것이라고 믿었기에 계속 그 방향을 놓치지 않고 가다보니 또다시 한 대의 차가 나타났다, 아마도 나를 찾으러 온 듯 하여 소리를 질렀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를 찾아 헤매었다며 함께 일을 도와주고 있는 그가 플래쉬를 비추며 가까이 다가왔다.
바로 간다고 생각했던 것이 완전히 다른 쪽으로 가고 있었는지 나는 너무나 멀리서 돌아돌아 오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헛것을 보고 신기루를 본 것만 같이 지금도 도저히 그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길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넘어지면서 헤매었던 그 와중에서도
나의 머리 한 켠은 줄곧 “참된 이치”란 진정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가 떠올라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물이 차올라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내게 끝까지 남은, 생각과 가치와 행의 기준은
“참된 이치”라는 것에 도달해 있었고 나는 또한번 큰 감사의 벅찬 감격을 맞았다.
어느 때가 되면 우리가 익히 배우고 알고 있던 자연의 걸음걸이가, 자연이 만들어내는 일이 지금과 달라질지 모른다.
이 모든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하면서도 마지막 하나, 결코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
끊임없이 일어나는 ‘현상적 이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바르고 곧은 참된 이치‘를 바라보며 걸어가고 행하는 것만이 참으로 가야 할 목적지에 당도할 수 있게 한다는 것,
그것이었다.
온 우주의 이치는 같은 하나에 닿는다.
바른 이치를 알기도 무척이나 어렵지만 그 길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도 여간 어렵지 않다.
오로지 참된 이치가 가리키는 올곧은 방향과 그 힘과 가치를 깊이 신뢰한다는 것,
그것만이 이 생(生)과 지구에서의 일을 두려움 없이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덕명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