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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과 속리
덕명  2010-07-01 01:01:29  771    
 계룡과 속리
 
 
지난 세월을 함께 해온 산이 계룡鷄龍이었다면 다가올 시간에 우리가 함께 할 산은 속리俗離이다.
그들의 이름은 이미 오래 전 선지식들에 의해 받은 것이겠지만
지금 우리는, 지난 시간도, 이미 와버린 그 세상도 아닌 그 교차역 쯤에 있다.
시간이야 잠시만 지나도 지난 시간이라 할 수 있지만
이 뜻은 문명적 구분으로 본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계룡에서 무언가를 얻으러 많이도 가곤 했다.
일반적으로 계룡은 문자 그대로 닭과 용을 뜻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모로 보나 닭과 용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계룡의 숨은 뜻은 닭과 지네라고 본다.
발이 많이 달린 지네를 용으로 은유적 표현을 한 것이다.
닭과 지네는 서로 상극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약藥은 곧 독毒이며 독을 잘 다스림으로 그 안에서 약성藥性을 뽑아 쓸 수 있는 것이다.
 
계룡도 이와 같았다.
닭과 지네의 독이자 약이 되는 성질이 많은 이에게 커다란 '얻음'을 주기도 했고
서로 극克하는 성질에서 사람들은 반대로 깨달음과 능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올 세상은 빛세상으로써 조화로운 가운데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역할이 되어 주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곧, 상극의 문명에서 상생의 문명으로
물질적인 보이는 세상에서 보다 덜 물질적이며 덜 보여지는 것들이 주가 되어
펼쳐지는 세상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제는 상극의 기운에서 얻으려는 노력은 헛되다.
즉, 이러한 '얻음'이나 '능력'은
머지 않아 쓰일 수 없고 쓰여질 수 없는 구 화폐, 옛날 돈에 불과해진다는 것이다.
 
속리는 속세를 떠났다고 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속세를 떠나 있도록 해두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
즉, 속세 안에 있지만 세속의 손길, 눈길, 그들과의 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 켠에 잠자코 있도록 해두었다고나 할까.
법주사法住寺란 사찰의 이름이지만 본래의 문자가 주는 뜻과 마찬가지로
속리가 빛세상에 역할을 할 그 때의 일을 담고 있기도 하다.
 
다음 문명의 그 때를 위해 감추어 둔 속리,
올바른 이치가 머무는 곳...
 
이 곳은 반쪽인 한반도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중심인 지역에 속하기도 하다.
세상에서 주된 '관점'이란 것은 누가 칼자루를 쥐고 있느냐에
목소리가 큰 어떤 사람이 방향을 잡느냐에 "이론" "학문"까지도 좌우된다.
 
지금은 한 귀퉁이에 밀린 채 조그맣고 볼품없이 그려져 있는 이 땅이
세계지도의 한 중심에, 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그려질 날이 오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랴.
 
 
    덕명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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