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 2010년 새해를 오랜 지병(?)인 허리 통증과 함께 맞았습니다.
저보다 연배가 많은 분께서는 “웬 지병?”하고 의아하게 여길 겁니다.
사실 십여 년 전에 교통사고 때문에 요추 4번, 5번에 협착이 왔었거든요.
당시 한 달간의 입원치료.
퇴원 후에도 회사에 다니면서 간간이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죠.
몸을 어느 정도 회복하기까지 꼬박 일 년을 보냈습니다.
태생적으로 다혈질인 기질과 일에 대해 지나치게 꼼꼼한 제 성격이 보태어져
늘 과도한 스트레스가 함께 했지요.
덕분에 저는 목과 어깨가 항상 딱딱하게 굳어있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그렇지만 저는 특히 몸이나 건강, 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평소의 활달한 제 모습과는 달리 급격히 조용해집니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적인 경험도 짧거니와 운동이라고는 오직 ‘숨쉬기 운동’만 하는
특수체질(?)이라 그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이지요!
성장기 어느 순간부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싫어지면서
역으로 책을 읽거나, 상상하기, 영화 감상, 음악 감상 등 정적인 영역에 몰입했지요.
스스로 저 자신을 바라볼 때, 운동은 젬병에 거의 몸치에 가깝다고 여겨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운동을 꺼리는 나쁜 습관으로 이어졌습니다.
더 나쁜 것은 제가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것! (식탐과 미식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
그런데 이 분야는 운동과는 달리 적성에 잘 맞아 오랜 시간 꾸준한 노력을 통해
공들인 덕분에 여러분께서 알고 계신 지금의 몸을 완성했습니다. ^^:;
40대에 들어서자 대충 성인병 초기의 종합선물세트가 몸에서 이루어지더군요.
일 년에 한두 번은 허리가 아파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일이 습관이 된 지 오래입니다.
병원에서 운동요법, 식이요법 등을 처방받고도 실천은커녕,
지긋지긋하리만큼 오래된 못된 습관은
끈끈한 껌처럼 제 몸에 꽉 들러붙어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제게 몸을 움직이는 일은 점점 커다란 바위가 되고 산이 되었지요.
올해 1월에 허리가 아팠을 때,
여느 때와는 달리 증상도 심각했고 다양한 종류의 치료법을 동원했지만
허리 통증에 전혀 차도가 없자 생전 처음으로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렇게 주저앉아서 평생을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그리고 애초에 영성의 추구가 우선이기보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끌림과 건강에 대한 염려, 마음속 번민을 식히고자 하는 이유로
다생소활을 찾았던 저로서는 감당해야 하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고 건강에 대해 막연한 기복을 바라며
활동해 온 부끄러운 저 자신을 마음 깊은 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자원한 ‘행’을 건강문제로 모두 취소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저를 근본부터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힘들다고 여기던 순간.
지금까지 쭉 무시하며 살았던 가엾은 제 몸을 제대로 돌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며 이에 대한 절절한 감사가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더군요.
그리고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온 것에 대해 몸에 하나하나 사과하였습니다.
다행히 서울 회원이신 김00, 신00님과 인연이 닿아
이분들께 적절한 도움을 받고 허리 통증은 차츰차츰 좋아졌습니다.
마침내 지난 열흘간의 공백을 떨치고 다생소활에서 다시 행을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는 한 발, 두 발 내딛는 발걸음이 너무 가슴 벅차고 행복해서,
이 순간을 제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고 지금까지의 게으른 습관을 완전히 바꾸어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한고비를 넘기고 다시 만나게 되니 마주치는 회원마다
“아프고 나더니 얼굴이 맑고 예뻐졌다!”라며 모두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이제껏 평생을 따로 가던 제 몸과 마음, 의식의 줄지 않던 격차가
이 기회를 통해 그 간격을 조금이나마 좁혔나 봅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인지 아니면 이제 살 만하다고 여겼는지,
저는 건강이 좋아지자 제가 마음속으로 한 약속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다시 이전의 게으른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ㅠ.ㅜ
두 달이 쏜살같이 지나고 3월 중순,
주말에 조금 무리를 하자 전과 같은 허리 통증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순간 “아차!” 싶었고 제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떠올라 두려움도 잠시 일었습니다.
이미 앓아본 증상이라 초기에 빨리 잡으면 호전된다는 대처법을 기억하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신00님께 교정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제 신체나이는 다생소활에서 두 번째로 많은 70대라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시네요.
( 첫 번째는 0갑수님으로 정신연령 20대, 신체나이 80이라나? 부디 용서를! ㅋㅇㅋ )
나이가 젊을 때는 근육이 있어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어느 정도 받쳐주었지만,
운동도 하지 않고 내버려둔 지금은 조금만 무리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앞으로도 여지없이, 다시, 매 번 무너진다는 겁니다.
편도 두 시간이 넘는 거리를 멀다 여기지 않고 매일매일 교정치료를 받았습니다.
병을 뿌리뽑고, 건강을 꼭 회복하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치료에 임했습니다.
당신 몸 상하는 것도 마다않고 정성을 다하는 신00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제는 정말로 인생을 제대로 바꾸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대로는 살 만하지 않았으니까요!
엎친데 덮친 격에 첩첩산중일까요?
지난 주는 일정이 조정되어 주 3회의 헥소미아 명상과 스테이션 도우미가 잡혀있었습니다.
요즈음 다생소활에 일 할 분도 줄어서 ‘행’ 회원 모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에
갑작스럽게 대신해 줄 분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마음이 더 무거웠습니다.
결국, 하루 치료하고 하루 일정 소화하는 강행군을 하며 지난주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큰 탈 없이 잘 견디면서 넘어감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밤이면 온몸이 욱신욱신~ 거울에 비친 모습이 소금에 절인 파김치 같습니다.
마음가짐을 바꾸고 난 후,
이제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중이나 집에서도 열심히 교정운동을 하였습니다.
하루하루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움직인 만큼 허리가 부드러워지고 또 힘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경이로움이 몸을 통해 느껴졌습니다.
몸이 기지개를 켜고 깨어나면서 의식이 더 명료해 집니다.
막혔던 혈 자리가 뚫리며 몸의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비로소 몸을 타고 흐르는 강한 에너지의 흐름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통해 제 몸과 마음이 조화를 찾고 참 풍요롭고 행복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부족하지만 제가 얻은 작은 깨달음이 있다면,
‘병’은 치료할 시기를 놓치지 않았다면 몸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축복의 기회’라 여겨졌습니다.
그 기회가 자주, 많이 보일수록 내 몸은 ‘바른 몸 살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고
이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끝없는 사랑을 몸을 통해 확인하는 순간일 것입니다.
‘몸은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 덕명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릇이 온전하지 못하면 소중한 영혼을 제대로 담을 수 없고
그릇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영혼이 머물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