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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풀씨가 사람들에게
이교현  2010-03-20 18:47:1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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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풀씨가 사람들에게                                   



봄이 다가옵니다. 두근두근 다가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사람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대지의 마음이 꿈틀꿈틀, 그 리듬에 맞춰 사람의 마음도 두근두근하기 때문입니다.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지은 『잡초의 성공전략』을 보면 보통 1㎡의 밭에 7만5000개의 풀씨가 잠자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딛는 가로세로 1m의 땅속에 이렇게 많은 풀씨가 꿈틀댄다니 가히 대지가 들썩인다 하겠습니다.


봄의 풀씨는 말합니다. ‘봄이 왔으니 앞뒤 살피지 말고 무조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봄이 왔다고 반드시 싹을 틔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풀씨는 광발아성(光發芽性)입니다. 풀씨는 물과 온도가 싹을 틔우는 데 모두 적합해도 햇빛이 자기 머리 위를 직접 비추지 않으면 싹을 틔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봄이 오고 물기가 있어 싹을 틔웠는데 그곳이 우거진 소나무 숲 아래라면 그 싹은 결코 풀로 자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햇빛의 은총을 직접 받지 못한 풀씨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기다립니다. 자신이 있는 곳이 소나무 숲이라면 자기 위에 있는 소나무가 늙고 죽어서 자신의 거름이 될 때까지 몇 십 년, 몇 백 년을 기다립니다. 식물학자에 의하면 1700년 된 명아주 씨앗이 땅 속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고 600년 된 별꽃 씨앗이 발견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 앞에 나타난 풀은 평균 10년에서 20년간 땅속에서 때를 기다린 씨앗들이라고 합니다.


봄의 풀씨는 말합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나에겐 봄 같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자신이 어디에 떨어지느냐는 하늘의 일이고 그곳에서 어떻게 생존하느냐가 사람의 일이다.” 풀씨는 자신이 있는 곳이 바람 부는 바위의 틈이든 아스팔트 길의 틈새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 않습니다. 오직 있는 힘을 다해 주어진 환경을 활용하고 자신을 바꿔 생존을 이뤄냅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코끼리만 한 쥐나 쥐만 한 코끼리가 있을 수 없지만 풀의 세계에서는 똑같은 종의 풀이 비옥한 땅에서는 1m로 자라고 척박한 땅에서는 10㎝로 자랍니다. 그리고 그 10㎝의 풀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 떨어진 질경이 씨앗은 어떻게 할까요? 질경이는 점액을 분비하는 열매를 만들어 자신을 밟는 사람의 발바닥을 역이용해 자신의 열매를 퍼뜨립니다.


봄의 풀씨는 말합니다. ‘왜 하필이면 나에게…이런 어려움이 닥치지?’라고 푸념하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부족함이 재산이다. 위기가 곧 기회다.” 땅속에 깊이 묻힌 풀씨는 농부가 밭을 갈아엎기를 기다립니다. 소나무 밑에서 숨죽이고 있는 풀씨는 벌목을 기다립니다. 부족함으로 단련된 존재의 가치는 어려움이 닥칠 때 빛납니다. 지금은 글로벌 기업이 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다들 6·25전쟁 속에서 큰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봄의 풀씨는 말합니다. 잘나가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답보 내지는 퇴보하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버려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풀이 성장하는 전략은 ‘버림으로써 얻는 것’입니다. 풀에게는 중력을 거슬러 땅속의 물이나 양분을 끌어당길 펌프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잎을 통해 자신의 체액을 공중에 날려버립니다. 버리면 버리는 만큼 뿌리에서 물과 양분이 딸려 올라옵니다. 그래서 버리기를 멈춘 풀이 있다면 그 풀은 성장하기를 멈춘 풀입니다.


오늘이 벌써 3월 7일입니다. 섬진강가에는 강물처럼 매화향이 흐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그 향기를 맡고 최소 10년 이상 땅속에서 때를 기다린 풀씨들이 하나 둘 땅을 뚫고 나와 우리에게 인사를 하겠지요. 마지막으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를 살짝 바꿔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길가의 풀, 이름 없다고 함부로 밟지 마라. 너는 한번이라도 세상을 풀처럼 살아봤느냐?”

               

                           -퍼온 글-       중앙선데이/ 송치복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 글을 다른 곳에 올리실 때에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김재호   10-03-20 22:00
"열씨미^^  일한 당신 떠나라~" 라고 주장하신 그 분의 글이로군요...
봄은.. 모든이들이 항상 바라는 인류의 로망.........................
지구의 땅은 항상 봄이기를 원하고... 
또한 그렇게 되기를 갈망합니다.....
대지하수영   10-03-21 00:00
글을 읽으며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회룡님, 좋은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항복고무신   10-03-21 10:33
세상의 풀처럼 살아봤느냐?
하하하~
회룡님 ! 서울이 힘이 있습니다 .
다교   10-03-21 13:13
봄이 다가옵니다..두근두근...
아~~ 회룡님이 이렇게 로맨틱한면이? ^^ 와.. 시인같다했더만..

ㅡㅠ;;;  맨 마지막에-퍼온글-- ㅡㅜ;;
 멋지긴하지만.. 그래도... 아쉽습니다... 담에 로매틱가이 회룡님을 기대할께용~~ 호호호 ^^
권영석   10-03-21 15:13
너는 한번이라도 세상을 풀처럼 살아봤느냐?

 백만 쉰하나 백만 쉰둘.....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를 그 순간을 기다리는 누에 고치처럼
지금껏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살아 왔더랬지요.
때를 놓치지 말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칠때 싹을 틔우고 꽃피울
준비를 하라시는 당부의 말씀 마음에 세깁니다. 감사합니다.
안개등유정연   10-03-21 21:00
엉~! 교현님이?
왜 이렇게 잘 쓰는 거야~!

뒤에 보니 다른 이의 글이네요.(송치복의 다른 글도 찾아봐야겠네요)
다음엔 직접 쓰신 글도 부탁합니다.
좋은 글 소개 감사 감사...

얼마전 아스팔트 밑의 잡초의 생존전략을 읽은 게 생각납니다.
아스팔트 위에 난 풀은
뽑아도 밑으로 뿌리가 퍼져있어 절대 뿌리 뽑지 못한다는

질기고 미련한
차라리 그리워지는 그것...
오은경   10-03-21 22:53
갸날프기만 할 것 같은 '봄의 풀씨'에 이런 교훈?이~^^

교현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김경배   10-03-22 09:19
이런 교훈적인 글이  교현님에게 어울립니다~
교현님--> 교훈님 ^ ^
박주형   10-03-22 12:37
교현님 잘 읽었습니다. ^^
저도 작은 풀잎에서 인내를 배워야겠습니다.
김영섭   10-03-22 13:15
“자신이 어디에 떨어지느냐는 하늘의 일이고 그곳에서 어떻게 생존하느냐가 사람의 일이다.” <- 감동임돠 T-T
유선열   10-03-22 14:22
좋은글, 의미있는 글 , 감동적인 글 감사합니다. _()_
기다림이라면 지루하고 답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속의 의미심장함이 있으니...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_()_
김수정   10-03-22 17:59
삶은...
부족함과 불편함이라는 과목으로 우리를 늘 테스트 한다.
부족함이 왜 내게 일었났는지를 책망하기 보다는
대처능력과 극복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우리가 태어난 이유겠지...라고 생각해 본다.
여선주   10-03-22 21:47
너무 멋지고 공감되는 글 감사합니다~^^

회룡님도 멋지고 감사드리고~

울 회룡님 강건한 모습 속, 로맨틱함과 한없이 부드러운 면은 첨부터 알아봤지용~^^
     
김영섭   10-03-23 09:11
나도~ 나도~ ^^
          
다교   10-03-23 12:40
ㅋㅋㅋㅋ 반대 반대~ ㅎㅎㅎ
사랑하는 회룡님!!^^(미소 찌~~~~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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