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적응
서력 21세기에 다생소활의 이름을 듣거나 회원이 된다는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 문자 그대로 ‘서광瑞光 상서로운 조짐’이다.
삶 속에서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과 일, 그로 인한 불편함 이상의 고통스러운 인간관계, 언제나 불만족의 상태의 있어서 끊임없는 다독거림을 요구하는 몸과 마음의 무상한 변화 그리고 궁극의 질문 인간 존재의 기원과 삶의 이유 등 당신을 내내 괴롭혀온 이 모든 의문부호들이 옅어지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또 땅거죽 위의 개미의 행렬을 지켜 보면서 미소 짓거나, 생존을 위해서 몇 걸음 앞의 풀섶을 헤치고 다닌 당신의 시야가 머리 위 푸른 하늘을 넘어서 인간 뇌의 용적으로는 담을 수 없는 무량수의 별들과 그 위의 존재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현실로까지 확장돼야 함을 알게 된다.
이 때는 당신의 관념과 상식의 밑돌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일상을 초월한 ‘사실’로 인한 부담스러움 때문에 아직은 주위 사람들에게 이 놀라운 이야기를 전할 용기가 없이 머뭇거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수 차례 다생소활을 오가면서 마음의 변화, 전혀 생소했던 에너지적 변화를 경험하지만 다생소활에서의 당신의 기반은 아직 견고하지 못하다.
소소한 오해로 내면의 ‘나’가 그 오랜 시간 기다려온 기회를 가볍게 던져버릴 수 있는 불안정한 시기이다.
새로운 시작
수 개월 정도를 지나면서 회원이 가져야 할 이해는 어느 정도 성숙된다.
그것과 때를 같이 해서 망각의 상태였던 이행해야 하는 과거의 약속에 관해 듣게 된다.
혼자만의 영적 성장을 위한 당신이 관계해 왔던 무리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다생소활의 체계와 목적, 운영방식에 심적 압박감을 느끼면서, 나만을 위한 삶과 상생의 변화를 양손 위에 올려 놓고 저울질하면서 많은 번민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익숙해질 것 같지 않은 생면부지의 회원들과 어울려 생경한 일들을 해야 한다는 어깨 위의 무게감과 생계의 밭침이 되어 주었던 일, 내 울타리 안의 혈육들과 이제는 거리를 두어야 할 것 같다는 어렴풋한 위기의식에 현기증을 경험하면서 다생소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현실적인’ 결심을 하게도 된다.
반면에, 감옥 안의 무료한 시간 같았던 이번 생과 정착지를 구하지 못한 여행자의 마음이 어디서 연유했는지 면밀히 돌이켜 살펴본 후 모두를 위한 성중聖衆의 흐름 속으로 마침내 동참하기로 결정한다.
자각과 실행
우리는 수 많은 생 동안의 독주자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우리 우주에서 초연이라고 알려진 Symphony ‘지구 프로젝트’의 마지막 악장을 연주하기 위해 모였다.
그간에 익혀온 음의 색과 가능한 음역은 모든 단원들이 상이하므로 당신은 주선율을 연주하기 위해 쉴새 없이 음표를 쏟아내는 하는 지휘대 근처의 관·현악주자이거나 조금은 단조로웠던 교향곡의 긴장감과 클라이맥스를 자아낼 단 한마디를 위해서 인내하고 있던 무대 끝의 타악기 주자일수도 있다.
때로는 참석 이유에 회의적인 시각을 지닌 보면 위의 연이어지는 쉼표를 웅장하게 표현해야 하는 무음의 연주가인 경우도 있다.
첫 시도인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악보를 벗어난 즉흥적인 연주가 필요한 순간에 긴박감을 늦추거나 스테이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은 불경에 가깝다.
마에스트로의 지휘봉과 눈빛은 언제라도 당신을 향할 수 있다.
객석이 다시 밝아지기 전까지 당신의 시선과 의식은 지휘자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지난 세월 지구 각처에서 사람들의 감정중추를 흔들어 놓았던 당신의 기교와 지나친 꾸밈음은 절제되어야 하고, 연주될 음표의 양과 시기에 관한 불만을 갖거나 불평을 늘어놓을 일은 없다.
이미 당신의 존재 자체가 함께 어우러질 준비가 된 독특한 단선율이기 때문에 그렇다.
당신은 지구인은 물론 우주시민을 청중으로 하는 모두가 주연인 오케스트라 ‘다생소활’의 소중한 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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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저에게 ‘다생소활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면서 그 때는 없었던 ‘빛회원’으로 스스로를 강등시키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움직임이 없는 명목상의 소활로 계속 지내는 것은 제 입맛에 맞지를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두 달 전에 푸념섞인 글을 적어 보기도 했구요.
약 이 주 전이죠.
다생소활에서 소활 전원이 실종될거라는 재난 소식을 접하면서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동시에 소활의 역할에 관한 제가 가지고 있던 강박관념을 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어진 끈을 자발적으로 내려놓지 않고 회원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미하게라도 기여를 할 수 있는 문이 열린 것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글은 회원유형선택과 관련한 제 생각을 정리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너무 큰 돌은 던지지 말아 주세요.